정호성 “박근혜, 평생 살아온 것과 다르게 비쳐 안타까워”…증언 일체 거부

입력 2018-05-08 17:34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불출석)에 대한 '국정원 특활비 뇌물'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은 지난 4일 1년 6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 만기 출소했으며 이는 국정농단 사건 연루자 중 첫 번째이다. (사진=뉴시스)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49)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만기 출소한 지 4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증언 일체를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의 심리로 8일 열린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들은 “증인이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거듭 촉구했지만 정 전 비서관은 “(수사 및 재판) 기록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다만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증인(정 전 비서관)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 모른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는데, 당사자인 피고인(박 전 대통령)도 실체적 진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비춰보면 특활비의 용처가 너무 궁색하고 초라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증인이 아는 피고인이 기 치료나 운동치료, 의상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국정원장들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려고 뇌물을 수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증언을 거부하기로 모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도 “더 이상 신문하지 않을 테니 변호인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고 사회적인 의무로 보인다”며 재차 정 전 비서관을 설득했지만, 그는 끝내 증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정 전 비서관은 “이번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저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라고 입을 연 뒤 “사실 박근혜 대통령만큼 제가 아는 깨끗한 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주도적으로 (뇌물을 달라는) 말을 했을까 하는 변호인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생각한다고 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심경과 관련해선 말씀드릴 게 많다”며 “박 전 대통령이 평생 사신 것과 너무나 다르게 비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말을 마쳤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복역하다가 지난 4일 만기 출소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