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4번 당적 바꾸는 강길부, “홍준표 사퇴” 주장하다 탈당

입력 2018-05-06 12:06
지난 3일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갈등을 겪어온 강길부 의원이 끝내 탈당을 선언했다.

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한국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당을 떠나지만 제가 몸담았던 곳에 대하여 마지막 예의를 지키려 한다. 당을 떠나게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이오니 저를 탓하여 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방법이야 다르지만 당 지도부도 국민들께서 바라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을 개혁하고자 노력해 오신 복당파 의원님들께는 끝까지 함께 못하게 되어 송구스럽다. 건승하라”고 밝혔다. 그는 “여야 균형이 맞아야 국가가 발전한다”며 “한국당이 국민들께 사랑받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좌)와 강길부 자유한국당 의원(우)

강 의원은 앞서 한국당의 울주군수 예비후보 공천 방침을 놓고 홍 대표와 갈등을 빚어왔다. 강 의원과 홍 대표의 갈등은 서로 ‘자진 사퇴’와 ‘출당 조치’를 언급하며 격해졌다.

4선인 강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강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이어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하며 탈당했다가 지난해 11월 한국당에 다시 입당했다.

울주군 당협위원장인 강 의원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동영 울주군수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을 당 지도부에 강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당 울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결정하자 강 의원은 불만을 표출해왔다.

지난 3일 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색깔론 공세를 이어온 홍 대표의 언행을 들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의원을 겨냥해 “일어탁수라고 했다”며 “오늘 당장 나가달라.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출당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강 의원은 이에 “홍 대표의 품격 없는 언행이 대한민국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고 판단했기에 사퇴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하겠다”며 “대한민국 보수의 일어탁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강 의원은 이번 탈당 선언으로 최근 2년여 동안 네 차례 당적을 옮기게 됐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