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휠체어에 탄 이들을 보면 사람보다 휠체어를 먼저 보게 됩니다. 장애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데도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가장 차별받는 소수집단입니다. 심지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이들도 많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여성 가비 앤젤리니(20) 역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어느 직장에서도 앤젤리니를 정식 직원으로 받아주지 않았던 거죠.
앤젤리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난 여름, 일자리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도 나를 고용하지 않았다”며 “가끔 아르바이트는 할 수 있었지만 정규직 채용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앤젤리니는 자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특수학교 친구들 역시 취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에 앤젤리니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레스토랑을 열고 싶어 했던 딸의 오랜 꿈을 이뤄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직접 만든 쿠키와 커피를 팔아보자는 것이죠.
앤젤리니의 엄마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은 오해를 받고 있다.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라면서도 “일단은 딸아이 스스로 뭔가를 이뤄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앤젤리니는 지금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커피숍을 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역 커피숍과 파트너십을 통해 자신만의 커피 브랜드도 만들고 아르바이트 월급과 용돈을 모두 사업 준비에 쓰고 있습니다. 또 기부 사이트를 통해 사업 자금의 일부를 후원받으며 커피숍의 개점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앤젤리니의 곁에는 장애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친구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죠. 커피숍은 곧 친구들을 위한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앤젤리니는 “우리 모두 재능과 능력이 있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일원이 될 기회는 우리에게도 있다”며 “우리들이 파는 커피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들 역시 미래를 계획하고 꿈을 꾸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