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수 정당 인사의 남북 정상회담 만찬 참석에 대비해 ‘각본’까지 준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격적인 질문 때문에 다소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웃으며 넘길 계획이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회담 당일 만찬장에서 북측이 불만을 표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여권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정상회담 만찬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같은 보수 야당 인사를 부르지 않은 것을 두고 북측의 불만이 있었다고 3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북측은 당시 홍 대표가 공격적인 질문을 하거나 다소 거친 언사를 늘어놓더라도 김 위원장이 ‘허허’ 웃으면서 넘긴다는 시나리오까지 마련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김 위원장이 통 큰 인물로 보일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반대로 보수 야권 인사가 김 위원장과 건배하고 덕담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경우 나중에 회담에 대해 쉽게 딴지 걸 수 없는 점도 노렸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몇 년 뒤 현 정부가 바뀔 것에 대비해 야당과 미리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앞으로 긴밀하고 복잡하게 전개될 남북관계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 북한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호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면서 “북한은 우리를 잘 알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을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27일 오후 열린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포함 남측 인사 36명이, 김 위원장 내외를 비롯해 26명이 참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자리했으며 보수 정당 인사는 초대되지 않았다.
☞
☞
☞
☞
☞
☞
☞
☞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