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자택서 발견된 ‘비밀의 방’… 대한항공 “다른 용도” 주장

입력 2018-05-03 10:57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 1일 폭행·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대한항공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 ‘비밀의 방’ 의혹을 부인했다. 조 회장 일가는 밀수품을 ‘비밀의 방’에 보관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자택 압수수색에서 이 공간의 존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한항공은 “다른 용도”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3일 해명자료를 내고 “조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 2층 드레스룸 안쪽과 지하 공간은 누구나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며 “특히 지하 공간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의 창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과 달리 안방 입구 천정 다락과 지하 모퉁이 벽 속에 대형 금고와 같은 시설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밀수품 등 불법적인 물건을 숨기지도 않았다”며 “의혹에만 의존해 사실과 전혀 다른 보도가 이어져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관세청은 지난 2일 오전 11시20분부터 10시간 넘게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첫 압수수색에서 발견하지 못한 ‘비밀의 방’이 있다는 제보가 나오면서다. 익명의 제보자는 “조 회장의 자택에 알아챌 수 없는 장소가 존재하고 고가의 밀수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은 대지 750㎡(약 230평)에 건물 면적 1404㎡(약 425평)로 넓다. 생활 이외의 장소로 사용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관세청은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방이 있는 지하 1층,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드레스룸이 있는 자택 2층 안쪽에 숨겨진 공간을 발견했다.

관세청은 압수품 내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 회장 일가가 귀금속 보증서를 파쇄한 흔적 등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