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시판 후 유전자 변이 로타바이러스 발병 되레 증가

입력 2018-05-02 10:49
예방백신이 되레 변종 바이러스의 증가를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로타바이러스 연구를 통해 밝혀져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김명남)은 소아청소년과 임인석(사진) 교수와 중앙의대 미생물학교실 김원용 교수 연구팀이 최근 ‘한국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 이후 G2P 유전자형의 변종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2일 밝혔다.

‘로타바이러스’는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위장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구토, 발열, 물설사, 탈수증을 일으키는 장염 병원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우선적으로 퇴치해야 할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하면서 2007년 다국적 제약사 MSD의 로타텍, 2008년에 GSK의 로타릭스 등 2종의 경구용 생백신이 국내에 도입돼 접종되고 있다.

연구팀은 변종 바이러스 출현 여부를 가리기 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중앙대병원에서 로타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은 환아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의 실체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에는 ‘G1P[8] 유전자형’ 로타바이러스가 주요 유전자형을 차지하였으나, 연구기간 동안에는 ‘G2P[4] 유전자형’이 주력 유전자형으로 올라선 상태인데다가 총 11개의 바이러스 RNA 유전체 중 일부분이 소 염소 등 동물바이러스 유전체와 재조합된 형태로 변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바이러스들은 현재 사용 중인 백신과 항원결정기 상에서 17-24개의 아미노산 부위에 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인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로타바이러스 유전자형 변화는 인간과 동물 변종 간의 자연적 변이 또는 재조합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이번 발견이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고도 로타바이러스로 장염에 걸린 환아들의 원인 기전과 신·변종 로타바이러스 전염 원인을 규명하고, 아울러 향후 효율적인 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