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봐도 보기 좋더라” 문 대통령 ‘도보다리 회담’ 후기

입력 2018-05-01 05:0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사실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도보다리 회담’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화에 완전히 빠져 주변을 돌아볼 새가 없었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보다리 산책 관련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으로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30분 넘게 둘만의 대화를 나눴다. 별도의 수행원 없는 단독 회담이었다. 생중계 카메라에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릴 뿐 두 정상의 음성이 담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 산책에 대해 “난 사실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도보다리 산책에서 대화할 때는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끝난 뒤 청와대에 돌아와 방송에 나오는 걸 보니 내가 봐도 보기 좋더라.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광경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쁜 게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비무장지대, 잘 보전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에 대해 ”도보다리에서는 주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말씀을 해주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도보다리에서 나눈 대화를 추후 복기할 계획은 없나’라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