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중국-인도 관계 개선하나…시진핑 주석-모디 총리 회담

입력 2018-04-29 03:15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호숫가에서 산책하고 있다. AP뉴시스

‘오랜 앙숙’인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에 나섰다.

AP통신 등은 양국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샤먼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의 회동이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자고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그동안 영토 문제로 자주 갈등을 빚어 왔다. 1962년 전쟁까지 벌여 수천명이 죽었으며, 지난해엔 히말라야 분쟁지역인 도클람에서 73일간 군사 대치를 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구상’에 긍정적이어서 중국과의 관계가 한층 불편해졌다.

하지만 양국 모두 평화적인 관계가 절실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 안보 등 여러 부문에서 대립하는데다 내부 개혁이 필요한 만큼 주변국 인도를 아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내년 재선을 앞두고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싶어하는 만큼 중국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인도 사이에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첫날 우한의 박물관에서 통역만 배석한 양자회담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엔 우한의 한 호수에서 산책을 함께 하며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도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디 총리 방중에 앞서 중국을 찾은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이사회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문구에는 동참하기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신인 양국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손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양국간 경제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