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조금 이상한 현수막이 등장했다. 현수막에는 “우리는 지난 5월에 너희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라고 적혀 있고 그 밑에 “We Know… Last May”라는 영문이 첨부됐다.
이 문구는 1997년에 개봉한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면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인데 한국당은 여기서 ‘I Know’와 ‘Last Summer’부분만 떼어 사용한 듯하다. 최근 불거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발단이 된 지난해 5월을 겨냥해 자신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보이기 위한 의도적장치로 분석된다.
이날 김성태 (60)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이라는 ‘달빛기사단’조차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제보 받은 (드루킹 등의) 대화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드루킹은 자신을 ‘악플 부대’ ‘댓글 알바’라고 언급하는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할 뜻을 밝히면서 ‘경인선 블로그는 초뽀(필명)님 소유다’ ‘초뽀님은 현직 달빛기사단이다’ ‘달빛 쪽 매크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달빛 쪽에서 우리를 계속 공격할 경우 그걸 제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김정숙 여사도 응원했다는 경인선의 블로그가 문 대통령 팬클럽에서 시작해 댓글부대를 자처하는 달빛기사단 회원이 운영하는 블로그였다는 점, 달빛기사단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점 등이 충분히 의심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경인선과 달빛기사단의 관계를 규명하고, 달빛기사단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여론조작에 나섰는지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빛기사단’은 통상 온라인에서 문 대통령에 우호적인 댓글 달기 등 열성 지지 활동을 벌이는 불특정 다수를 지칭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