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폼 클레멘티에프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 가운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두 손을 모은 ‘합장’으로 인사를 한 것이 인종차별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합장은 불교식 인사법이다. 한국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방식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인사가 아닌 사과를 의미한다. 오히려 두 손을 모으는 행위는 일본에서 더 자주 사용된다. 일반적인 인사법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식사 전후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란 뜻으로 사용하며 참배할 때도 양팔을 크게 벌려 손뼉을 친 후 합장을 한다.
한 네티즌은 합장인사와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가 합장이 한국 문화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초점은 서양 배우가 합장으로 인사하는 것은 오리엔탈리즘에 기반을 둔 광의의 인종 차별이라는 것이다. 동양이라면 누구나 다 합장으로 인사할 것이라는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한 오만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특히 컴버배치가 기득권 계층인 할리우드 백인 남성 배우라는 점과 이전에도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베네딕트는 한 토크쇼에 출연해 ‘유색인종(colored)’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유색인종(colored)’이라는 단어는 흑인에 대한 모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용어라는 비판을 받는 표현이다. 이후 “이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런 피해를 주고 바보 같은 짓을 한 데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2013년 자신이 불교 신자라고 고백한 것을 근거로 “그가 불교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라고 두둔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컴버배치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촬영 후부터 불교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합장에 대해서는 (인종 차별의) 의도와 의미가 없다. 팬들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하는 그의 표현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팬들 반응도 좋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를 본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의 나라 오는데 인사법도 안 배우고 오는 건 어느 나라 예의냐” “한국에 대한 무지함이 드러난다” 등 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었다. 반면 “외국인이 기껏 예의를 갖춰줬는데 왜 인종차별로 매도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인종차별까지는 아니지 않느냐? 모를 수도 있지” 등 그를 두둔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해외 스타가 한국을 방문하며 합장으로 인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톰 히들스턴, 키아누 리브스, 고든 램지, 앤 해서웨이, 휴 잭맨, 마이클 부블레, 폴 매카트니 등도 합장을 해 비난을 산 바 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