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은 과자를 먹는 방식이 다르다”는 ‘펩시코’ 최고경영자의 발언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또띠아 칩 ‘도리토스’의 여성용 제품을 만들겠다면서 한 말이다. 펩시코는 도리토스를 판매하는 프리토레이의 모기업이다.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프리코노믹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청년들이 가방 밑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털어먹고 손가락에 묻은 과자 양념을 핥아먹는 것을 좋아한다”며 “여성들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할 테지만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과자 씹는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은 과자 부스러기를 입에 털어 넣거나 양념이 묻은 손가락을 핥지 않는다”며 “여성들의 성향에 기반을 두고 맛은 똑같지만 덜 바삭거리고 가루도 많이 묻지 않는 ‘레이디 도리토스’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누이는 “여성을 겨냥해 칼로리가 낮고, 손가락에 많이 묻지 않으며, 지갑에 넣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진 ‘레이디 도리토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이 회장은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위이자 포브스 선정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 단 27명뿐인 여성 기업인 중에 한 명이다. 그동안 여성 리더십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과자를 먹는 방식을 개인의 성향 차이이가 아닌 남녀의 차이로 보는 누이의 성차별적 발언에 여성들은 분노했다. SNS에서는 ‘전통적인’ 성별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리안은 “도리토스에 여자를 만나 본 직원이 있기는 한 건가”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답글로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최고경영자가 여자라는 점이 가장 화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성 트위터리안은 “우리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며 직장 내 성차별을 금지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사회는 ‘남자들 앞에서 과자 씹기 힘들지?’라며 레이디 도리토스를 내민다”며 “끝나지 않는 성별 고정관념이 여성들을 맥빠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프리토레이 측은 논란이 거세지자 ‘레이디 도리토스’를 출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트위터를 통해 “여성들을 위한 도리토스는 이미 존재한다. 바로 수백만 명이 사랑해주고 있는 ‘도리토스’”라고 해명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