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 유독 긴 추위… 내일 낮 영상, 내주 중반 평년 회복

입력 2018-02-07 15:00

일주일을 훌쩍 넘겼다. ‘강추위’ ‘맹추위’ ‘최강 한파’ 등 아침 출근길 매서운 추위를 표현할 새로운 단어를 찾기도 이제 쉽지 않다. 서울과 수도권에 몰아친 한파는 벌써 열흘 가까이 물러갈 기색 없이 머물러 있다. 추위에 눌려 잔뜩 웅크리고 지내는 사람들은 “이제 좀 지친다”고 말한다.

얼마 전 겨울답지 않게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때 탁한 미세먼지로 고생했던 이들은 “추워도 좋으니 공기가 맑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막상 ‘먼지 없는 강추위’가 장기간 이어지니 추위의 고통이 먼지의 기억을 지워버렸다. 요즘 직장에서 거리에서 가장 흔한 인사말 중 하나는 “날이 언제 풀릴까”이다.

지난 6일 전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고 서울 체감온도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7일 아침까지 맹위를 떨치던 한파는 낮부터 서풍이 유입되면서 다소 누그러졌다. 목요일인 8일 낮에는 영상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얼린 찬 공기는 북극에서 내려왔다. 서쪽 우랄산맥 부근에 강하게 형성된 고기압이 북극의 찬 공기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고, 북태평양 배링해 부근에 형성된 또 다른 고기압은 찬 공기가 빠져나갈 통로를 막고 있다. 한반도 중부 상공 5㎞에 찬 공기가 계속 머물면서 ‘북극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있다. 민간기상기업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은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에 머물러야 할 제트기류가 우리나라 중위도까지 내려왔다”며 “우리나라는 삼한사온이 일반적이었지만 예년에 비해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는 횟수가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목요일부터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다가 다음주 일요일(11일)부터 화요일(13일)까지 한 차례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한파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온은 점점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한파가 지나가면 예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