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 재단은 병인양요 당시 불타 소실된 줄 알았던 ‘효명세자빈 책복 죽책’을 프랑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재단은 국외 경매에 나온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2017년 6월 죽책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으로 죽책문 내용을 판독하고 이를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에 기록된 내용과 대조한 결과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단은 조선왕실의 소중한 문화재인 죽책의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국제법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했다. 마침내 지난 20일 국내로 안전하게 반입했다.
죽책의 국내 귀환은 온라인 게임회사인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기업이다.
죽책은 1819년 효명세자빈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프랑스의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해 경매에 출품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소장자는 보석상을 운영하던 조부 쥘 그룸바흐가 파리의 고미술시장에서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여겨지던 외규장각 소장 죽책의 귀환은 매우 반갑고 놀라운 사건”이라며 “조선왕실의 품격과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이 죽책의 발견을 시작으로 해외에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재의 발견과 귀환이 계속되길 기대한다”는 말했다.
국내로 들여 온 죽책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된다. 박물관은 조사·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조선의 높은 문화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현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