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소년의 ‘평창유감’, 표현의 자유? 허위 사실 유포?

입력 2018-01-31 15:32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벌레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래퍼가 자작곡 ‘평창유감’을 26일 공개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엄연한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과 ‘허위 사실 유포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배하게 맞선 상태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벌레소년이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은 31일 현재 조회수가 60만건을 넘어섰다. 이 곡에는 문재인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벌레소년은 “단일팀 강요 과정에서 젊은 층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X같은 운동권 빨갱이 XX들의 민낯을 디스함”이라며 이 곡을 만든 의도를 설명했다.

곡이 구설에 오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상반된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나는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제작자를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하나는 “정부를 비판했다고 수사하라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허위 사실 유포로 수사해 달라”는 청원글을 살펴보면 “현재 벌레소년의 ‘평창유감’이라는 노래가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가사를 보면 허위 사실 유포에 가까운 내용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에 가까운 내용이므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반대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청원글에는 “일부 정치인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벌레소년이란 문화인을 고소하려 하고 탄압하려 한다”면서 “국가에서 이 청년을 보호해 주시고 이 청년의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여기에 ‘평창유감을 평창올림픽 주제가로 써 달라’는 조롱성 청원까지 올라와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 노래와 관련 청원만 20건이 넘는다.

벌레소년은 이런 관심을 즐기는 듯 보이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이게 뭔 난리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 고소 실화냐?”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벌레소년은 ‘평창유감' 외에도 ‘나는 일베충이다’ ‘일베를 해’ ‘종북의 시대’ ‘NL의 몰락’ 등의 곡을 보유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