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만 달러 붕괴… 싹 걷힌 ‘김치프리미엄’

입력 2018-01-31 14:44 수정 2018-01-31 16:38

‘대장화폐’ 비트코인의 1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

비트코인은 31일 오후 2시2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9914.25달러(약 1060만7000원)를 가리키고 있다. 코인마켓캡의 종목별 가격과 시가총액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다.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1506개의 가상화폐가 이 사이트에 등록됐다.

비트코인은 가격과 시가총액에서 압도적 1위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가상화폐 시장 전체를 움직인다. 기축통화 격의 위치를 갖고 있다. 비트코인의 1만 달러 선은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심리적 방어선과 같다. 이 선이 무너져 시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가을 폭등으로 한때 2만 달러를 웃돌았다.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 악재가 많았다.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선물거래소(CME) 1월 만기일 도래로 매물이 쏟아지는 동안 한국발 정부 규제, 중국발 채굴 차단, 일본발 해킹 사건이 연달아 나왔다.

CME 선물 만기일을 넘긴 지난 27일부터 가장 먼저 앞서 나가던 이더리움 역시 1000달러 붕괴 위기에 놓였다. 같은 시간 현재 1065.58달러(약 11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한국에서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현상·줄여서 ‘김프’로도 불린다)은 상당수 걷혔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104만2000원, 이더리움은 11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20%를 넘겼던 ‘김프’는 현재 5%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프’의 감소는 ‘큰손’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한 정황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한때 1조원 단위로 나타났던 거래소 한 곳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폭락장으로 돌아선 가상화폐 시장에서 유일하게 나타난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