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약리학교실 김형범(사진)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팀과 함께 유전자 조작에 사용되는 여러 가위 중 최적의 유전자가위를 찾아주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유전자가위는 동식물 유전자에 결합해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 데 사용하는 인공효소이다. DNA를 자르는 ‘절단효소’와 이 절단효소로 이끌 DNA염기서열 운반체이자 길잡이인 ‘가이드(Guide)RNA’로 구성돼 있다. 유전자 교정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선택한 유전자가위를 목표로 한 DNA염기서열로 부착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수많은 ‘가이드RNA’ 종류 중 정확하게 목표물 DNA염기서열로 접근해 유전자 교정효과를 충분히 나타낼 것이 어떤 것인지 가려내기가 쉽잖은 게 골칫거리였다.
기존에 유전자가위의 효과를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양한 형태의 유전자 가위에 대한 저장된 정보량이 적으므로 인해 부정확한 예측 값을 산출해 활용도가 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연구자들이 직접 다양한 형태의 유전자가위를 만들어 일일이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수밖에 없어 상당한 노력과 시간, 비용을 허비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그 속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 제시할 수 있는 ‘딥 러닝’(Deep Learning)기술을 가진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인공지능형 유전자가위 예측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로 유전자가위의 활성도를 대량 측정하는 방법으로 얻은 가이드RNA 1만5000개를 가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pf1)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 결과 상호 상관관계가 0.87로 수렴될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석에선 상관관계 값이 1에 가까울 수록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기존 활용되던 유전자가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평균 0.5~0.6의 값에 그쳤다.
유전자는 생물세포의 정보가 담긴 DNA가 ‘길게 연결된 두 가닥 사슬이 사다리형태로 연결된 모양’으로 돼 있다. 또 이 사다리들이 3차원적으로 꼬인 ‘나선형’ 구조다. 유전자 교정 작업 시 이 복잡한 형태의 나선형 사다리꼴의 DNA구조를 잘 헤집고 들어가 목표 지점에 유전자가위를 정확하게 잘 부착시키는 것이 관건이 된다.
연구결과는 30일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지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