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깐 양파’가 올라오자 소비자가 거세게 항의했다.
영국 일간 메트로와 인디펜던트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는 ‘깐 양파’를 포장하는 플라스틱을 지적하며 ‘거대한 흉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플라스틱 포장이 환경을 위협할 거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체 얼마나 게으르기에 양파 까는 것도 꺼려하는 것이냐”며 “이런 소비지상주의는 미쳤다”고 손가락질 했다.
한국에서는 동네 작은 마트에서도 ‘깐 양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렇지 않게 쳐다보고 이상할 것 없이 구매한다. 오히려 “껍질을 벗겨 파니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영국은 달랐다. 비난의 종류는 두 가지다. 하나는 환경오염, 또 하나는 ‘게으름’이다. 먼저 영국 대형마트 리들의 ‘깐 양파’ 판매는 최근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려는 영국 정부 정책과 동떨어진 전략이다. 지난 11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25년 내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대체 얼마나 게으르고 보잘 것 없으면 양파도 스스로 못까느냐”는 지적 또한 잇따랐다.
하지만 반박도 적지 않다. 몸이 불편한 사람의 경우 ‘깐 양파’가 요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블로거는 해당 의견을 정리하면서도 글 말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포장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대형마트 리들도 이 같은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리들의 대변인은 “앞으로 다양한 범위에서 포장을 제거하는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포장이 저장기간을 최적화시켜주고,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 할 수밖에 없다”고 애매한 답을 내놨다. 아울러 “제품 공급자와 파트너사인 랩(WRAP)과 더 긴밀히 논의해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을 더 늘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