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폭력 막겠다” 여자화장실 벽 뜯어낸 고등학교

입력 2018-01-23 11:48 수정 2018-01-23 12:26
영국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흡연과 학교폭력을 막겠다며 여자화장실에 외벽을 허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영국 리버풀 에코 홈페이지 캡처

영국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흡연과 학교폭력을 막겠다며 여자화장실에 외벽을 허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리버풀 에코’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머지사이드주 월러시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고등학교(St Mary’s College)가 최근 여자화장실 중 한 곳의 외벽을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학교 측은 화장실 내 흡연이나 학생 간 폭력 행위, 수업을 빼먹는 행위 등을 막겠다는 이유로 벽을 허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화장실 외벽이 뜯어져 변기와 세면대 등 내부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또 화장실과 복도에 구분이 없어져 지나가는 남학생들이 쉽게 내부를 볼 수 있어 여학생들의 사생활이 노출될 위험이 크다. 심지어 복도에 설치된 CCTV가 화장실 방향을 촬영하고 있다.



이 소식을 알게된 한 학부모는 리버풀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사춘기 여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정책”이라며 “추가적인 안전장치 없이 화장실 문 하나를 두고 볼일을 본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사진을 보기만 해도 역겹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화장실 외벽과 관련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내 딸은 화장실 벽이 없어졌다며 더 이상 학교에서 화장실을 쓰지 않겠다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학교는 같은 이유로 교내 모든 화장실 벽을 허물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흡연과 학교폭력을 막겠다며 여자화장실에 외벽을 허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영국 리버풀 에코 홈페이지 캡처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