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에서 파면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3일 만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은 올림픽 헌장을 위반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전달했다. 또 페이스북 글을 통해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북한의 체제선전장으로 둔갑돼선 안된다”고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22일 오후 4시 현재 이 청원에는 1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평창올림픽 위원회를 맡고 있는 나 의원이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며 IOC와 IPC에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내고 한반도기 입장을 반대한다는 기사를 봤다”며 “위원직을 이렇게 개인적이고 독단적으로 사용해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외교관례와 그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게 아니면 이게 뭔가 싶다”며 “나 의원은 평창올림픽 위원회에서 일하면 안된다. 당장 파면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이 작성자는 또 “평화를 바라는 국민이 대다수일텐데 북한의 공연단, 예술단, 단일팀이 선전체제를 앞세우고 있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 선전에 넘어갈 거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팀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 분위기와 맞지 않고, 남북관계와도 맞지 않는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선수들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IOC에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낸 게 국익에 손해를 끼친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지적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게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