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준비 하는 오바마…“現 대통령에 맞서는 건 이례적”

입력 2018-01-22 09:40
트럼프 현 미국대통령과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모습. 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 사이 갈등 양상이 심상찮다.

1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실시하는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간평가 같은 성격을 지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최근 오바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공동 회장 톰 페레즈과 에릭 홀더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중간선거 현장에 나서기 위해 각종 유세 전략을 짜는 중이라고 밝혔다. 1만5000명에 달하는 오바마 기존 선거단까지 활용할 계획이다.

오바마 행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곧 ‘정치 은퇴’로 봤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 맞붙는 상황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트럼프 현 미국대통령과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모습. 뉴시스

사실 오바마 입장에서 트럼프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를 목적으로 탄생한 ‘오바마케어’에 손대며 공식 업무를 시작한 것도 모자라 지난해 9월에는 오바마가 임기 중 마련해놓은 업적인 다카(DACA,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폐기를 선언한 뒤 대체 입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오바마와 트럼프 사이 냉기류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와 오바마는 트럼프 취임 이후 1년간 직접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대화 한 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다. CNN은 “1년간 서로 대화를 피해왔다는 것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두 사람 사이 생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카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올해 예산안 처리에 연계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항목을 예산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맞섰다.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20일에는 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