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을 위한 천주교계 차원의 공동 행사가 마련된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 제주 4·3 70주년 특별위원회는 19일 제주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4·3 70주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제주교구에서는 4·3에 대한 추모 프로그램을 꾸준히 전개해 왔지만, 한국천주교계 차원에서 이를 승인하고 공동으로 추모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위원회는 ‘희생 속에 핀 제주4·3, 화해와 상생으로-4·3 죽음에서 부활로’를 이번 행사의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위원장은 제주교구 부교구장인 문창우 주교가 맡았다.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제주4·3 70주년 사업계획에 따르면 우선 다음달 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제주4·3 7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강우일 주교가 기조강연을 하고, 제1발제 ‘4·3의 역사적 진실과 한국 현대사에서의 의미’, 제2발제 ‘4·3의 철학적·역사적 의미’를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이어 4월 1일 주교회의 명의의 ‘제주4·3 70주년 추념 부활 담화문’ 또는 ‘특별 담화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4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제주4·3 7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기간에는 성찰의 날, 참회의 날, 고백의 날, 정의의 날, 용서의 날, 화해의 날, 평화의 날로 나눠 7일 기도회가 열린다. 마지막날인 7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문화제가 개최된다. 5월에는 4000여명이 참여하는 ‘성모의 밤’행사를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진행한다.
7월에는 전국의 청년·학생들을 제주로 초청해 ‘4·3평화 신앙캠프’를 연다. 4·3의 정신을 공유함으로써 신앙과 문화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4·3의 평화메시지를 전국적으로 홍보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800여명의 참석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교구 차원에서는 남부지구 신앙대회, 교구 성모의 밤 행사,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행사 등을 통해 4·3 추모 분위기를 이끌어 갈 방침이다.
특별위원회는 “4·3의 희생 속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진정한 화해와 상생의 교훈을 얻고, 이 땅 제주와 더 나아가 한반도, 동북아에 다시는 4·3과 같은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문창우 위원장은 “처음으로 주교회의 차원에서 제주4·3을 함께 하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며 “이번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4·3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4·3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4·3 70주년 기념, 천주교계 차원 공동 추모행사 진행
입력 2018-01-19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