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김희중 진술로 마음 급해진 MB, 게임은 끝났다“

입력 2018-01-18 06:54 수정 2018-01-18 09:57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성명 발표 배경에 대해 “MB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진술로 이 전 대통령이 급해진 것이며 게임은 끝났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키맨은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아니고 김 전 부속실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하고 돈 관리도 직접 해 온 인물로 MB의 ‘집사 중의 집사’ ‘성골 집사’”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2012년 저축은행에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년 정도 실형을 살았는데, MB가 쳐다보지도 않자 처절한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이 BBK, 다스, 특활비 등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말했을 것”이라며 “게임은 끝났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대책회의에 대해서도 정 전 의원은 “김백준 구속 때문이 아니라 김 전 실장 때문에 계속 회의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전 대통령 마음이 급해진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MB는 돈 문제에 있어서는 깨끗하다”고 말한 데 대해 정 전 의원은 “공금은 절대 안 쓴다. 국정원 특활비도 자기 주머니에 들어간 건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자기 개인적으로 쓰는 건 철저히 가린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배신엔 아내의 죽음이 있다. 2012년 7월 김희중 전 실장은 솔로몬저축은행 전 회장으로부터 1억8000만 원의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됐다. 당시 여권은 충격을 받게 됐고 이 전 대통령의 문고리 인사가 비리 혐의를 받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청와대는 김 전 실장에 대한 자체조사를 진행하면서 김 전 실장은 사실상 청와대에서 쫓겨났다. 결국 김 전 실장은 1년 3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2013년 9월 김 전 실장은 만기 출소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실장은 귀휴를 받아 문상객을 맞았지만 장례식장을 찾은 이는 많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도 조문은커녕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같은 날 소환 조사한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부속실장,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가운데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김 전 실장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