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주연 배우들조차 출연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1~2년 된 문제가 아니다. 10년 째 출연료를 받지 못한 배우도 있다.
배우 정유미가 KBS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 출연료를 아직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출연료 7000여만원을 지급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공승연 역시 출연료를 일부 지급받지 못했다. 김민정은 2009년 MBC ‘2009 외인구단’ 출연료 총 1억500만원을 못 받았다. 10년째다.
성유리 역시 같은 해 방영된 SBS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출연료 8000만원 이상을 받지 못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지성, 소이현은 각각 1500만원, 2400만원 가량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구혜선도 2011년 출연한 한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무려 2억6000만원의 출연료를 받지 못해 법적 조치를 취했지만 6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연배우마저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조연·단역배우의 미지급 실상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현재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계속해 발생하는 것은 드라마 제작 시스템 문제다. 일부 제작사는 드라마 한 편만 하고 문을 닫는다. 때문에 드라마가 끝나면 제작사도 없어져 출연료 지급 책임을 미루게 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호소할 곳도 불분명해 사태가 더 심각해지는 것이다.
잇단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등 관련 단체가 나섰지만 해결책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차후 불량 외주 제작사 리스트를 정리해 보이콧을 주도하기도 하는 가하면 문제를 일으킨 제작사와 제작사 대표, PD 등을 선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공개하는 등의 방법을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