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질문자 지명에 숨겨진 ‘비밀’

입력 2018-01-15 13:23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의 기자 선정 방식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언론인이 자유롭게 묻고 자유롭게 답하는 방식”이라며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전례가 없던, 대통령이 즉석에서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질문자 지명 과정에 숨겨진 비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독한 원칙주의자 성향답게 나름의 규칙을 세워 질문자를 지명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회견장의 내부 구조를 문 대통령이 서 있던 단상을 기준으로 오른쪽부터 1구역, 2구역, 3구역, 4구역으로 나눈 뒤 “(문 대통령이)절대 그냥 아무나 지명한 게 아니다. 구역별로 남녀 한 명씩 공평하게 로테이션을 돌리고 계셨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 문 대통령은 1~4번째 질문자로 2구역 여성 기자, 4구역 남성 기자, 1구역 여성 기자, 3구역 남성 기자(여-남-여-남 순)를 선정했다. 5번째는 1구역 여성 기자, 6번째는 2구역 남성 기자, 7번째로는 3구역의 여성 기자를 지명했고 A씨의 주장에 따르면 8번째 질문자는 4구역의 남성 기자가 지명됐어야 했다. A씨의 예상대로 문 대통령은 4구역에서 남성 기자를 지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한겨레 김보협 기자가 일어나 질문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A씨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문 대통령의 (지명) 원칙이 꼬이기 시작했다”며 “어쩔 수 없이 문 대통령은 김보협 기자의 질문도 받아 대답한 뒤 원래 지명했던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다시 질문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4구역의 남성 기자가 2명 연속으로 지명되며 문 대통령의 남녀 로테이션 지명 원칙이 꼬였다는 A씨는 “문 대통령이 10번째부터는 로테이션을 버리고 여성 기자를 2명 연속 지명했고, 결과적으로 여성 기자 4명 남성 기자 4명에게 추가적으로 질문권을 나눈 뒤 신년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그는 “돌발변수인 한겨레 김보협 기자를 제외하면 결과적으로 여성 기자 8명, 남성 기자 8명에게 공평하게 질문이 돌아갔고, 1구역 3명, 2구역 5명, 3구역 3명, 4구역 5명 등 구역별로도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애쓴 듯한 느낌이다”며 “이런 깨알 같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최대한 공평하게 기회를 나누려 한 대통령의 의지가 느껴져서 흥미롭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다”고 신년 국정 운영 포부를 밝혔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