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구직한파, 2000년대 이후 최악… 文대통령 “직접 챙길 것”

입력 2018-01-10 11:05
사진 = 지난 해 열린'2017 찾아가는 취업박람회'의 채용 공고 게시판. 뉴시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대에 머물렀다. 청년(15~29) 실업률이 9.2%를 기록하며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7년 연간 실업률 역시 9.9%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42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만3000명(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석 달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 대비 8만8000명(2.0%) 늘었으며,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 취업자는 8만1000명(8.3%) 증가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8만명 늘었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4만9000명(-2.1%), 교육서비스업은 2만5000명(-1.3%),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2만1000명(-1.9%) 취업자가 감소했다.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고용률은 66.5%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고용률은 32.0%로 0.3%포인트 하락했으며, 실업자 수는 9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8000명(3.3%) 증가했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가 1988만4000명으로 25만명(1.3%) 증가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0만2000명(-2.0%), 4만9000명(-3.2%)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도 51.1%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청년 고용 상황이 안 좋다”며 “20대와 청년층 중심으로 기존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생이 실업자로 옮겨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사람중심경제’를 활성화하고 ‘재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의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인구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 앞으로 직접 챙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일자리 격차 해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 격차 해소 등 근본적인 일자리 개혁을 실행하겠다”며 특히 노동시간 단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모든 경제 주체의 대화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 노사정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 체계를 재점검했다”며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였고,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도 늘어났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 상생을 위한 노력이 시작돼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소득 주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영세 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는 지원 대책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또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대기업의) 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고, 주주 의결권 확대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가 “기업 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재벌 대기업의 경쟁력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불에 도달할 것"이라며 "수치가 아니라 국민들이 수치에 걸맞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 우산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