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올림픽 넘어서는 문제도 다루기 바란다”
“김정은과 당장 통화 의향” 밝히기도
틸러슨 “북·미 대화 여부, 9일 회담 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열리는 남북회담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남북이 올림픽 이슈를 넘어선 다른 의제를 논의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이 있는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회담이 잘됐으면 좋겠다”며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넘어서는 것까지 논의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남북이 올림픽 문제를 다루고 거기서부터 뭔가 나올 수도 있다”며 “그래서 나는 남북회담을 100%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 국무부가 이틀 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회담이 비핵화 등을 의제로 다루는 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비하면 확 달라진 태도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남북대화 의제는 올림픽이나 기타 국내 문제로 제한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개입할 것”이라고 말해 북·미 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어 ‘김정은과 당장 통화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면서 “나는 대화가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다만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한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5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회담이 미·북 대화나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남북회담의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정책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며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대화가 비핵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전 세계가 희망하는 길로 가기 전까지는 제재의 형태로 불이익이 커질 뿐”이라며 “군사옵션이 첫 번째 선택이 아니라는 걸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했지만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담이 얼마나 큰지 북한은 물론 역내 다른 국가들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대화가 작동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하자 “그렇게 특징을 짓더라도 내버려 두겠다”며 “우리의 모든 카드를 내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