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원장, 신간 ‘칼 대지 않고 수술합니다’ 출간

입력 2018-01-05 06:42

“유방의 종괴를 고온의 열로 치료했다. 약으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수술로 고치고, 수술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열로 고치며, 열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불치의 병자다.”

35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파피루스에서 발견된 기록 중 일부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도 열풍이 불고 있는 온열요법이 고대 이집트에서도 사용됐다는 뜻이다.

서울하이케어의원은 김태희 대표원장이 최근들어 의학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온열요법 중 최신 치료법인 하이푸 시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한 책, ‘회복 빠른 비절개 치료로 건강하게 사는 법 칼 대지 않고 수술합니다’(사진)를 새로 펴냈다고 5일 밝혔다.

열로 종양을 괴사시켜서 없애는 하이푸 시술은 특히나 산부인과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돋보기로 태양열을 한 곳에 모으면 종이를 태울 수 있듯이, 하이푸는 초음파를 한 곳에 집중시켜서 종양 부위의 온도를 65도 이상으로 올려 열로 종양을 없애는 원리다.

개복수술과는 달라서 절개가 없고 당연히 출혈도 없다. 환자의 체력 소모도 적기 때문에 기력이 없는 말기암 환자도 시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진단을 받아도 당연히 자궁 적출은 할 필요가 없다.

개복수술을 하면 두 달 이상 휴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질병이 오면 직장인들은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불안과 위태로움을 함께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이푸는 회복 기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서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에도 며칠만 휴가를 내면 된다.

담도암, 간암, 췌장암 등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암으로 유명하다. 몸을 불편하게 하는 증상이 생겼거나 황달이 나타났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통증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신경까지 뻗어나가 췌장 주변의 후복막 신경을 자극하고 주변 장기를 압박하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인데, 특히 4기 환자는 누워서 10분도 제대로 쉬거나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하다.

하이푸 시술은 이런 난치성 간담도암을 물리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암 환자들은 아무리 병기가 진행이 많이 됐어도 기적 같은 완치를 꿈꾸는데, 이 책의 저자 김태희 원장은 “우선은 현실적인 치료 목표를 잡자고 암 환자들과 충분히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 치료는 통증만 잡아도 일상생활을 편안히 지낼 수 있기 때문에 통증 완화가 치료의 최우선 목적이 된다. 암이 걸렸다 해도 우리가 암 때문에 바로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암으로 인해 장기가 기능을 못하게 될 때 사망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김 원장은 “하이푸 시술 외에도 색전술, 동맥내 항암치료(전신항암이 아니라), 면역항암제 등의 병행 치료를 하면 통증을 잡을 확률이 올라간다”고 말한다.

그가 진료하는 서울하이케어의원에서는 통증을 없앨 확률 90%, 기침이 사라질 확률 70%라고 한다.

“암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지만 모두가 암 때문에 죽는 것은 아니다. 암이란 다세포생물의 숙명이며, 평균수명이 높아질수록 암 환자는 늘어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수술적 치료에 대해서 일반인들도 상식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김태희 원장의 당부다.

264쪽, 값 1만4500원.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