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강령·정책 토론회…햇볕정책에서 ‘삐걱’

입력 2018-01-04 15:52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당 통합의 초석을 다지기를 위해 강령·정책을 비교·분석하는 토론회를 열었지만, 대북관(햇볕정책)을 두고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으로 구성된 국민통합포럼은 4일 토론회를 열고 양당의 강령·정책을 비교·분석했다. 강령·정책은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지침서다. 토론회는 ‘양당의 정체성이 다르다’는 논란을 해소하고 일부 강령·정책의 차이는 조율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시작은 ‘양당의 정체성은 다르지 않다’였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양당 강령·정책을 읽어보면 사실 거의 같다”며 “다를 것 같은 외교·안보 정책도 거의 같은데 우리 스스로 선입견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대북관 차이를 밝히라’는 요청이 있는데, 그 차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북관 차이 정도”라며 양당의 대북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햇볕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양당의 입장차가 불거졌다. 바른정당의 한 인사가 “햇볕정책은 이론은 뛰어나지만 현실 적용에서의 실패라 생각한다”고 하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햇볕정책이 제대로 이어졌으면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안됐을 텐데 우리 정부가 일관성 없이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며 맞받아쳤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수도권은 전멸한다. 이것이 현실이다”며 “햇볕정책이 만약 우리 강령·정책에서 빠지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양당 이견이 뚜렷이 노출되자 이 의원이 “다른 분들이 다른 얘기 좀 해달라”며 급히 토론 화제를 바꾸며 갈등이 노출되는 것을 막는 모습을 보였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