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알고 있다”…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처방한 청와대 의무실장, 그리고 보안손님

입력 2016-12-06 04:11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5일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입니다. 5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나왔습니다. 청문회 진행 중 증인으로 추가 의결돼 오후 늦게 얼굴을 보였습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사기를 들고 물었죠. 답변은 명료했습니다. 이 실장은 “(세월호 참사가 있던) 4월 16일에 (박근혜 대통령) 진료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청와대 의무실장에게 물어본 질문이니 당연히 주어는 ‘청와대 의무실’입니다.

사진=뉴시스

이미 예상한 질문이었을까요. 이 실장이 미소를 띈 사진은 SNS를 강타했습니다. 생중계를 보던 네티즌들은 “눈동자가 흔들린다”는 식의 글을 실시간으로 올렸지만 이 사진만큼은 달랐습니다.

청문회에서 질의하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 뉴시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청와대 의무실이 구입한 향정신성 약품의 구매량과 재고량이 맞지 않는다고 추궁했습니다. 심지어 2015년 6월 24일 ‘사모님’이 약을 가져갔다고 기록된 청와대 의무실 의약품 불출대장(언제 누구에게 약을 줬는지를 적은 장부)을 제시했습니다. ‘사모님’이 VIP인지, 비선실세인지 물어본 거죠.

사진=뉴시스

  
이 실장은 “모르겠다. 정확히 확인한 뒤 답변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는 조금 더 직설적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청와대에서 태반주사, 감초주사, 백옥주사가 대량으로 처방된 다음날에는 왜 대통령 공식 일정이 없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이 실장은 “대통령에 대한 처방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뒤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놓은 게 맞느냐”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문에는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치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처방하지 않았다는 말을 뒤집은 겁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로 대통령에게 처방했느냐”고 묻자 이 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처방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허원제 정무수석이 5일 답변을 하던 중 비서진을 찾고 있다. 뉴시스

 
지난 4년 동안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어떻게 일했는지 이 분들이 알 리가 없습니다.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최순실씨와 차은택씨는 보안손님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보안손님은 대통령의 사적인 만남을 의미합니다. 부속실에서 출입을 관리해 경호실은 빠집니다. 이 차장은 그러나 경호실장에게는 보고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보고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죠.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청와대 의무실은 박 대통령을 진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보안손님이 있었을까요. 보안손님 중에 의사가 있었을까요. 박흥렬 경호실장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