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이영복 회장(66·구속)이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한 곳으로 알려진 전국 7개 골프장에 대해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비자금 사용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 회장이 회원권을 갖고 있거나 자주 이용했던 부산 4곳과 경기도 3곳의 골프장들에서 비자금 가운데 상당액을 사용한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은 570억 원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이 회사 임원과 측근들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 실제로는 1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비자금 중 250억 원은 이미 집행된 것을 확인하고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부산의 D, H 등 4곳과 경기도 S 등 3곳의 골프장에서 로비가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회장과 동반 라운딩을 했던 측근에 따르면 이 회장은 주로 정·관계 법조계 인사들을 위주로 2팀을 구성, 한번에 억대에 이르는 골프를 친 후 단골 주점에서 마무리 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들 골프장에서 비자금으로 엘시티 인허가 과정과 시공사 유치, 2조원에 이르는 사업비 조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을 위해 골프 접대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들 골프장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이 회장의 라운딩 기록과 골프를 친 시점, 동반자, 지출내역 등이 담긴 서류와 자료를 정밀 분석해 정·관계 유력인사들과 엘시티 사업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엘시티 인·허가 관련 로비를 한 적은 없으며 평소 친분이 있던 사람들과 라운딩을 즐긴 후 술자리를 가진 사실밖에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다음 주 중 인·허가 담당공무원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관계 주요인사에 대한 줄소환이 예상된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중국의 건설사가 수익성이 없다며 발을 뺀 상태에서 책임준공을 약속한 덕분에 엘시티가 사업비 1조7800억원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는 데 성공했고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기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시행사인 엘시티가 분양권 통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이를 사용하게 풀어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는 포스코건설 사장을 해임시킨 점을 근거로 정권실세 개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8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상당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부산지검 특수부로 엘시티 수사가 넘어가면서 동부지청 수사팀이 해체되는 과정에도 외압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의혹도 받고 있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이영복의 로비 스타일…수억대 골프 접대하고 주점에서 마무리+검찰, 전국 7개 골프장 압수수색
입력 2016-11-20 23:34 수정 2016-11-21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