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들을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고 표현했다가 하루 만에 유감 표명을 밝혔다. 트럼프와 그의 강경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클린턴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극히 일반화시켰다”며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전날 밤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서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의 절반은 인종·성차별주의자”라며 “절반을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나머지 절반은 정부와 경기 침체에 낙담해 변화에 절망적인 개인들”이라고 표현했다.
클린턴은 다음날 성명에서 “트럼프의 지지자들 중 많은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로, 그저 미국의 경제나 정치 시스템이 자신들을 위해 작용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어 “절반이라는 표현은 후회한다”면서도 “트럼프가 ‘알트-라이트(Alt-Right·대안 우파)'와 연대한 것은 “정말로 개탄스럽다”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알트-라이트는 유대인을 혐오하고 백인 지상주의를 내세우는 보수성향 네티즌을 말한다. 다문화주의나 이민 확대를 결사반대하는 집단이다.
트럼프는 10일 트위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나의 지지자들, 훌륭하고 열심히 일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아주 심하게 모욕했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