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지카' 성관계로 전파 미국서 첫 확인

입력 2016-08-27 11:24
CNN 온라인 캡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없는 남성과의 성행위로 지카에 걸린 사례가 미국에서 처음 나왔다. 미국에서 성관계로 지카가 전파된 21명의 사례는 모두 당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27일 미국 CBS, CNN 등 방송에 따르면 지카 발생국인 도미니카공확국을 여행한 미국 메릴랜드주 거주 한 남성은 여행 중은 물론 돌아온 뒤에도 지카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해당 국가 여행력이 없는 그의 여성 파트너가 지카에 감염돼 증상을 보였다고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처럼 증상 없는 지카의 성관계 전파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보건국은 지난 6월 남성 파트너와 피임 도구 없이 성관계한 여성이 16일 후 전형적인 지카 감염 증상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모기에 물려 지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발진, 눈 충혈, 고열 등과 같은 초기 지카 감염 증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여행 탓인지 피곤함을 느꼈을 뿐이라고 보건 당국자에게 말했다. 지카에 감염된 여성은 해외 여행도, 다른 남성과 성관계도 하지 않았고 장기 이식도 받지 않았다.
CBS 방송은 “지카에 걸린 지 까맣게 모르고 파트너와 성관계를 한 이 남성은 두 차례 혈청 검사 끝에 뒤늦게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따. 보건당국은 남성의 혈액에서 지카 항체를 발견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경우 감염 증상이 없다면 감염자의 혈액과 체액에 포함된 지카 바이러스의 양이 아주 적을 것이고, 그렇다면 전파 가능성도 작다”고 입을 모았다. 신생아의 소두증과 뇌 질환을 유발하는 등 임신부와 태아에게 큰 타격을 주는 지카 감염을 막기 위해 CDC는 성관계 때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라고 미국 국민에게 당부했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주에서의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총 4곳으로 확대한다고 한국 질병관리본부(KCDC)가 밝혔다.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마이애미시 포함)와 브로워드 카운티는 지난 3일에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에 추가됐고,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와 피넬라스 카운티에서 최근 각각 1명, 2명의 환자가 발생해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에 추가됐다. 앞서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는 39명, 브로워드 카운티에서는 1명이 발생했다.
KCDC는 이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임신부는 귀국 뒤 4주 이내에 산전 진찰과 지카 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받고, 해당 지역 여행을 계획 중인 임신부는 여행을 출산 뒤로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