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국내 최대 규모인 6만5000 관객과 함께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빅뱅은 최고의 무대, 감격 어린 눈물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팬들은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2시간30분 동안 지칠 줄 모르며 열광했다.
20일 오후 7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천국’의 전주가 흐르자 관객석에서 거대한 함성이 쏟아졌다. 빅뱅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빅뱅10 더 콘서트(BIGBANG10 THE CONCERT : 0.TO.10)’는 그렇게 시작됐다. ‘위 라이크 투 파티’ ‘핸즈 업’을 부른 뒤 지드래곤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드래곤은 “여러분과 10년을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하다 공연을 하기로 했다. 외국 활동이 많다보니 한국에서 인기가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면서 “오늘 보니 우리 인기 많다”며 웃었다. 탑은 “화려한 밤이 될 것 같다. 여러분의 불빛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대성은 “더운 날씨에 이열치열 즐겨보자”고 했다.
이날 공연은 1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다웠다. 빅뱅 완전체의 무대 뿐 아니라 멤버 각각의 솔로 무대까지 완벽하게 이어졌다. ‘배드 보이’ ‘루저’ ‘이프 유’ ‘하루하루’ ‘스트롱 베이비’ ‘날 봐 귀순’ ‘하트브레이커’ ‘하이하이’ ‘나만 바라봐’ 등으로 무대를 채웠다.
특별한 팬서비스도 이어졌다. 승리와 대성이 지드래곤의 솔로곡 ‘삐딱하게’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몄다. 초특급게스트도 등장했다. “빅뱅의 친한 형”이라며 싸이가 나와 ‘챔피언’ ‘강남스타일’로 빅뱅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했다.
빅뱅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태양은 “10년간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의 빅뱅 10년을 논의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은 “어제 리허설을 하고 돌아가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행복하다.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지드래곤은 8월이 얼마나 특별해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드래곤은 “예전에 8월은 내 생일로만 기억됐다. 하지만 2006년부터 8월은 팬들과 멤버들이 더 생각나는 뜻 깊은 달이 됐다”고 말했다.
빅뱅의 맏형 탑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탑은 “10년 동안 행복한 추억도 많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승리는 “탑형이 요새 눈물이 많아졌다. ‘나이를 먹어서 여성호르몬이 늘어나서 그런다’고 한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샤워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던 승리는 “부모님과 친인척이 다 와 계신다”며 영상 공개를 거부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빅뱅은 이어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맨정신’과 앙코르곡 ‘붉은 노을’ ‘거짓말’ ‘올웨이즈’ ‘베베’까지 22곡을 휘몰아치며 10주년 공연을 화려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번 콘서트는 DVD로도 촬영됐다. 4대의 중계차, 30여대의 카메라, 공중을 가로지르는 와이캠이 동원됐다. 최대 규모 공연이었던 만큼 공연장 양측에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무대에서 먼 객석에까지 최고의 사운드를 전하기 위해 10곳에 딜레이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10주년 무대에 걸맞은 연출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