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투쟁위-주민간담회 '사드' 배치 놓고 의견 팽팽

입력 2016-08-18 16:56 수정 2016-08-18 17:09
성주 투쟁위-주민간담회가 열린 18일 간담회 장소인 성주군청 1층 대강당에 군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을 다녀간 다음날인 18일 성주군민들의 사드에 대한 의견이 반으로 갈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성주군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성주 투쟁위-주민간담회 자리에서 군민들은 사드를 놓고 격론을 펼쳤다. 간담회에는 투쟁위 관계자 등 15명과 군민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객석에 자리를 잡았다.  

 사드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사드가 성주 내 어느 곳으로 가도 성주 군민이 피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제3후보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정부가 군민들을 분열시키려는 계략이라는 것이다.

 초전면에서 온 이모씨는 “제3후보지 이야기는 성주군민들이 말한 것이 아니고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이 한 것”이라며 “한, 두 명이 산다고 해도 다른 지역에 가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사드는 절대 배치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최모씨도 “정부는 제3후보지 이야기를 꺼내 성주만 아니면 된다는 여론을 만들어 님비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며 “제3후보지를 이야기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더라도 견뎌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제3후보지를 이야기하는 주민들은 사드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다시 살리고 국가 안보를 위해 제3후보지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성주읍에 살고 있다고 밝힌 박모씨는 “국가를 상대로 이길 수 있겠냐”며 “밥을 먹고 자식들 공부시키려면 대통령이 제3부지 이야기할 때 현실적으로 가자”고 주장했다.

 안보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김모씨도 “북한 때문에 사드를 배치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안보 없이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제3후보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장 열기는 뜨거웠다. 군민이 사드 반대 의견을 말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제3부지 이야기가 나올 때면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투쟁위가 지금까지 한 것이 없다며 질책하는 군민도 많았다. 투쟁위를 해체하라는 주민도 있었다. 열띤 논쟁은 오후 4시쯤 마무리 됐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방법을 모아보자"며 "정부에 항의표시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조만간 군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3후보지를 이야기하는 군민이 늘어남에 따라 투쟁위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재경성주군향우회 80여명이 18일 성주군청 앞에서 사드 제3후보지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재경성주군향우회 80여명은 성주군청 앞에서 제3후보지 선정을 촉구했다. 앞서 안보·유림·상인단체, 김관용 도지사 등이 제3후보지 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성주=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