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에서 베일에 쌓인 인물인 의열단장 정채산 역을 맡은 배우는 이병헌이었다.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까지 4번째 만남이다. 이병헌과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 ‘놈놈놈’ ‘밀정’까지 세 번째 호흡을 맞춘다.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밀정’에서 이병헌의 깜짝 출연 소식과 함께 김지운 감독, 송강호와의 특별한 인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병헌이 연기하는 정채산은 3·1운동 이후 조선의 독립을 위해 일제의 주요 거점 파괴와 암살을 위해 의열단을 결성한 의열단장으로 일본 경찰의 지속적인 주시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많은 작전을 이뤄내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적에게 들킨 적이 없는 정채산은 단원들에게조차 자신의 이동경로를 밝히지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한 성격이다.
독립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내 놓을 정도로 굳은 신념을 지녔다. 이병헌은 특유의 강렬한 포스와 눈빛으로 정채산이라는 인물의 굳은 기개와 강인한 내면을 완벽하게 흡수해냈고, 그의 압도적인 등장은 극의 새로운 전개를 펼쳐낼 예정이다.
이병헌은 ‘밀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정채산 역의 출연 제의를 받아들이며 남다른 의리를 과시했다. 그는 “김지운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과는 ‘놈놈놈’이 끝나고 8년 만에 촬영 현장에서 만나게 된 것 같다. 두 사람과 오랜만에 함께 하면서 무척 설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옛 추억도 떠오르면서 스스로에게도 뜻 깊은 촬영이 된 것 같다. 이 멋진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며 ‘밀정’ 특별출연의 소감을 밝혔다. 촬영 내내 의열단장 정채산 다운 묵직한 존재감 그리고 환한 웃음과 애드리브로 극의 흐름을 바꾸는 막중한 역할은 물론이고 현장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냈다는 후문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