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강자 헨릭 스텐손(40)이 메이저대회 ‘제145회 디 오픈’에서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우승컵 클라레 저그에 입맞췄다.
세계랭킹 6위 스텐손은 1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706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2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로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 미국의 필 미켈슨(46·17언더파 267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스텐손은 신들린 샷을 선보이며 각종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3라운드까지 12언더파 201타로 트룬 골프클럽 54홀 최저타 신기록을 세운 그는 대회 최종일 8언더파 63타를 쳐 4대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1라운드에서 미켈슨이 26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했고, 스텐손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27번째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친 스텐손은 최종적으로 264타를 적어내며 1993년 로열 세인트 조지에서 그레그 노먼이 세운 디 오픈 최저타인 267타를 3타나 줄이며 메이저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또 언더파 기준으로 20언더파를 기록하며 2000년 디 오픈에서 타이거 우즈가 세운 19언더파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제이슨 데이가 기록한 메이저 최저 언더파인 20언더파와는 동률을 이뤘다.
2001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에 데뷔해 첫 해 우승을 맛 본 스텐손은 지난달 EPGA 투어 BMW 인터내셔널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2007년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도전해 5승을 거두는 등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통산 15승을 따냈다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었던 그는 이번에 디 오픈에서 우승하며 40세 103일 만이자 42번째 메이저 대회 만에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게 됐다.
미켈슨과의 명승부는 스텐손의 우승을 더욱 빛나게 했다. 두 40대 베테랑은 우승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이번 대회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장식했다.
시작과 함께 1번홀(파4)에서 미켈슨이 버디에 성공한 반면 스텐손은 보기를 범하며 둘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스텐손이 2~4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앞서나가자 미켈슨은 4번홀(파5)에 보란 듯이 이글을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두 사람은 6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았다. 8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은 스텐손이 1타 차로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며 전반을 마쳤지만 후반 들어서자 다시 한 번 공동 선두가 됐다.
그렇게 팽팽했던 승부는 14번홀(파3)이 지나서야 서서히 스텐손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은 스텐손은 16번홀(파5) 버디에 그친 미켈슨과 차이를 2타 차로 벌렸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세계 랭킹 200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슬럼프를 겪었던 스텐손은 2012년 5년 만에 EPGA 투어에서 우승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2013년 PGA 투어 2승과 함께 완전히 기량을 되찾은 그는 같은 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미켈슨에게 아깝게 우승을 내줬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를 통해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스텐손은 "오늘 환상적인 대전이었다. 좋은 경기를 펼쳐준 미켈슨에게 고맙다"며 명승부를 함께 한 미켈슨에 대한 감사 표시를 잊지 않았다.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