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평양 인근 청와대 모형, 구글 어스에도 포착… 화력 훈련장 조성한 듯"

입력 2016-07-16 11:04

북한이 타격 연습을 위해 평양 인근에 조성한 청와대 모형이 민간위성에도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없던 폭격용 표적이 다수 생기고 전차가 기동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거대한 포격훈련장으로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미국 민간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는 평양 외곽 사동구역 대원리 인근 지역 사진을 포착했다. 이 사진은 위성사진 무료 제공 서비스인 ‘구글 어스’에도 공개돼 있다.

청와대 모형은 총 3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앞에는 둥그런 형태의 도로가 화단을 두른 형태를 하고 있다. 3개 건물 중 본관 격인 중앙 건물은 지붕이 가로 35m, 세로 25m였고, 북쪽에 난 진입로에서 청와대 본관 건물까지는 약 90m였다. 모형건물 크기와 앞 도로의 길이는 실제 청와대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월 북한이 타격 훈련을 목적으로 청와대 모형을 만든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사진은 한국 아리랑 위성 사진에 포착된 것이었는데 이번에 미국 민간 위성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구글 어스의 지난해 10월 사진엔 이 지역에 청와대 모형이 보이지 않았던 점을 미뤄볼 때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이 건물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분석했다.

또 사진 북쪽 1.5㎞ 지점에는 북한군 전차로 추정되는 물체 9개가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물체들은 논밭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줄지어 기동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움직이는 길과 주변 도로에는 표적 등을 식별하기 위한 흰색 선이 그려졌다.

흰색 선은 약 600m 길이로, 선이 사라진 지점부터 나타나는 길은 청와대 모형건물 인근 지대로 연결되고, 그 주변으로는 포격의 흔적으로 보이는 흙바닥이 곳곳에 드러났다.

또 청와대 건물 모형의 남쪽 약 300m 지점에는 약 3㎞의 산등성이 동서로 뻗어 있는데, 이 곳에도 공군 폭격용으로 추정되는 7개의 대형 흰색 표적이 확인됐다. 그 뒤로는 큼직한 글씨로 1부터 8까지 숫자를 그려 넣었다.

전차가 기동하는 주변 흰색 식별 선과 흙이 드러난 바닥, 대형 표적, 글씨 등은 지난 10월 사진에선 보이지 않아 북한이 지난 1년 남짓한 사이 일대 지역에 대형 화격 훈련장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