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인력 송출을 늘려,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만 식당 여성 복무원이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5일 보도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식당 간부들이 중국 식당에 북한 여성 복무원들을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데일리NK가 전했다.
데일리NK는 연길서 만난 중국 공안(公安) 간부들의 말을 인용해 연길 시내 곳곳에서 운영 중인 중국 식당 중 북한 종업원을 고용한 곳은 30여 개라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중국 공장 외에 노동자 파견은 북한 식당으로 한정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자, 인력이 필요한 중국 식당 등을 물색, 자국 여성 복무원들을 파견하고 있다는 것이 공안 간부들의 설명이라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옌지서 접촉한 중국 공안 고위 간부는 “최근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젊은 여성 종업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중국 회사들이 인건비가 싼 북한 노동자들을 암암리에 적극 고용하려는 추세”라면서 “외화벌이가 절실한 북한 당국으로서는 중국 공장과 자국 식당에만 노동자를 파견하던 종전의 관행을 깨고 중국 식당에도 복무원들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어 이 간부는 “북한은 외화수입 목적으로 중국 등지에 식당을 차리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평양관, 모란관, 해당화관, 고려관 등 이름 있는 식당은 북한이 단독으로 운영하고 최근에는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합영형태로 운영하는 식당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옌지 시내 곳곳에 일반 중국식당 간판을 내걸고 안으로 들어가면 북한 여성종업원이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하는 식당이 적지 않다”면서 “중국 식당에 파견된 북한 여성 복무원들은 중국인 복무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지만 업무는 완전히 구분돼 있다. 직접 방문했던 식당이 서너 군데 되는데, 북한 복무원들은 손님맞이와 메뉴 소개, 술을 따라주거나 공연을 하는 등 ‘접대’ 형태의 업무만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중국 식당에 고용된 북한 여성 복무원들을 통해 북한 식당 간부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월 3000위안(약 450달러)이고 이 중 2000위안을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1000위안을 복무원 개인에게 지급한다”면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식당 운영비나 인건비 투자에 대한 걱정 없이, 중국 식당에 젊은 여성 복무원을 보내 고용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식당 관계자들은 “중국 식당에까지 파견돼 외화벌이를 하는 건 북한 당국에게나 좋지, 복무원들에게는 오히려 여러모로 손해 보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돈이 많은 중국 부호나 한국인들 중에는 단골 손님들이 있다. 이들이 오면 최고급 VIP 룸에서 접대가 이뤄지는데, 보통 북한 복무원 3인이 이 룸에 들어와 노래와 춤, 그리고 손님과 춤도 추는 접대가 이뤄진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여성을 더듬거나 억지로 껴안기도 하는데, 복무원들로서는 하소연 할 때도 없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여성들이기 때문에, VIP 접대 과정에서 자행되는 행위로 인한 여성으로서의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감은 철저히 무시된다”면서 “대부분의 여성 복무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러한 고충을 참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