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땅 후쿠시마 한 가운데로 들어간 남자

입력 2016-07-15 11:30 수정 2016-07-15 13:12


말레이시아의 한 사진작가가 후쿠시마에 잠입해 촬영한 사진이 화제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매셔블(Mashable)’은 말레이시아 사진작가 커우 위 룽(Keow Wee Loong·28)이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쿠시마 사진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을 피해 숲을 가로질러 후쿠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원전 사고 이후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고 썼다.

현재 후쿠시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별 허가를 받는데 약 3~4주가 소요된다. 커우 위 룽은 법적 절차를 밟는 대신 숲에 숨어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의 사진에는 물건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편의점, 텅 빈 세탁소, 무너진 건물 등이 담겼다.

그는 방사능 수치가 높은 ‘레드존’에 들어갔을 때 타는 듯한 작열감을 느꼈고 화학약품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대피하며 미처 챙기지 못한 돈이나 금, 노트북 등 귀중품들도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그의 ‘도전’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갔다. 일부 네티즌들은 보호 장구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의 옷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매셔블’은 “일본정부가 지난 6월 ‘출입 통제 해제 지역이 늘었고 지금까지 주민 1만여명이 돌아왔다’고 발표했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현재 일본 정부는 거주지를 중심으로 방사능 제거 작업을 마친 상태다. 병원과 은행 등 기반 시설도 만들고 있다. 지난 5년간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해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한편 커우의 이러한 ‘기행’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6월 보호장비 하나 없이 32층 건물을 올라 “즐거운 라마단 기간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시도한 것”이라고 말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