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긴 채 동성 간 성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가 12일 남성 동성애자 전용 ‘I'사이트에서 에이즈 관련 800개의 글을 조사한 결과 에이즈에 감염된 일부 남성 동성애자들이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사이트는 국내 최대의 게이 사이트로 23만여명이 가입돼 있다.
아이디 sOOOOO는 “한 남성과 키스 후 사정을 했는데 우연히 상대방의 에이즈 약통을 발견했다”면서 “에이즈 검사를 받을 예정인데 무섭다”고 밝혔다. 이어 “남들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에이즈 환자들이 숨기고 활동하는 것을 보니 무섭다”고 써 놨다.
아이디 계OOO도 “모텔에서 콘돔 없이 바텀(남성 간 성 접촉 시 여성 역할을 하는 게이)으로 성관계를 했다”면서 “그런데 그 남성으로부터 ‘나 에이즈니까 검사를 받아보라’는 문자를 받았다. 진짜 울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을 올려놨다.
동성애자 중에는 이름도 모르는 남성과 성관계를 하다가 실제로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이도 있었다. 아이디 dOOO는 “외국 나갈 일 때문에 신체검사 받는 김에 에이즈도 한번 검사해 봤는데 결과가 충격적”이라며 “딱 두 번 남성과 성관계 경험이 있는데 한번은 상대방이 정액을 계속 삼키라고 요구해서 마지못해 삼켰다”고 회고했다. 이어 “둘 중 하나가 에이즈 감염자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말 후회된다. 번개(익명의 남성과 즉흥적인 성관계를 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그랬다”고 밝혔다.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다보니 의무적으로 에이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충고의 글도 있었다.
아이디 견O는 “5년 전 만났던 애인이 다시 만나자고 해서 ‘일단 가서 에이즈 검사부터 하고 오라’고 했는데 울먹이면서 ‘에이즈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전화가 왔다”면서 “지인 소개로 만난 30대 동갑친구도 피부병에 걸려 에이즈 검사 받으라고 권유했더니 역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많은 게이들이 솔로일 때 번개를 하는데 아차 하는 순간 의심행위를 하고 그게 에이즈라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남자를 만나 잠을 자다가 의심행위가 있을 때에는 의무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최대의 동성애자 단체로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있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구 동성애자인권연대)는 2013년 발간한 ‘40~60대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인 생애사 보고서’에서 “국내 에이즈 감염인 중 다수가 남성 동성애자”라고 밝힌 바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에이즈 감염 사실 숨기고 성관계 하는 게이들 있다
입력 2016-07-13 13:28 수정 2016-07-13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