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을 후루룩 짭짭' 작품 훔쳐가면서 2만2천원 꽂고간 '관람객'

입력 2016-07-12 11:09 수정 2016-07-12 14:14
사진=작가가 도난 당한 작품의 그림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참가했던 한 작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작품을 도난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에 참가했던 한 작가가 "작품을 도난 당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는 지난 8일~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진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페어에는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디자인, 캘리그라피, 타이포그라피, 독립출판 분야의 아티스트 400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했다.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참가한 해당 작가는 “첫날 금요일인 7월 8일, 벽면에만 작품들이 걸려있었는데 친구들에게 초대권을 주러 입구에 나가느라 15분가량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그 사이 그림이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친구들과 돌아와 보니 사진처럼 옆 그림에 돈 22,000원을 꽂아 놓고 갔다”며 “그림 가격 지불하고 갔어도 훔쳐간 것이나 다름없다. 도난당한 작품은 판매용이 아닌 전시용이라 가격표는 만들지 않았지만 실제 작품 가격은 2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도난 당한 작품의 옆에 꽂혀있는 2만 2천원.

해당 작가는 경찰을 대동하고 CCTV를 확인했다. 그는 “18×18사이즈의 작은 그림이다보니 가방에 쏙 넣으면 확인 불가인데다가 입구가 두 군데인데 한 번에 볼 수 있는 화면도 없었다”며 “지폐를 꽂아놓고 가져갔다고 하니 감식 팀에서 조사를 해갔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 측읠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작가는 “페어 팀장님께 연락해보니 경찰 측에서 저에게 연락을 주는 것이지 페어측이랑은 이제 연관이 없단 식의 답변을 받았다”며 “주최 측에서는 미리 조심하라고 공지하지 않았느냐는 말만 계속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주최 측이 작가들에게 나눠준 안내문에 절도 등을 조심하라고 작성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작가는 “관리를 잘 못한 내 잘못도 크다. 하지만 부스비 받아서 여는 페어이고 부스가 몇백개 되는데 중간 중간 보안요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슈퍼 앞에 과자가 있다고 과자가격 1000원인거 모르고 가져가고 싶다고 100원 놓고 가져가면 절도 아닌가요? 그게 슈퍼주인 잘못인가요?”라며 속상해 했다.

네티즌들은 “그냥 훔쳐가는거 보다 훨씬 더 기분 나쁘다” “개념 밥 말아서 후루룩 다 드셨네” “페어 다녀왔는데 사람 통제도 잘 안 되는 것 같더라” “작가님 많이 속상하실 듯” “도난당한그림 너무 예쁘다” “다시 돌려드리세요. 부끄러워라” “본인 양심이2만2천원인가보네”라고 말했다.

작가는 “경찰에선 아직 연락이 없다”며 “주최 측에서는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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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