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극 벌인 기업 임원 출신 A씨도 조사…자작극 자백 받아
A씨 L검사와 식사했다고 주장하는 날짜에 L검사는 해외 연수
【서울=뉴시스】오제일 김예지 심동준 기자 = 지난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 상황을 현직 검사가 정 대표 측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은 기업 임원의 자작극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해당 임원의 전언을 믿고 현직 검사가 자신을 도와준 걸로 속아 검찰에서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임원도 사실상 브로커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은 20일 새벽 정 대표 수사상황을 누설한 의혹을 받고 있는 L 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수사가 진행된 정 대표의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사건 수사 상황을 정 대표 측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았다.
L검사는 수사를 담당하고 있던 사법연수원 동기로부터 빼낸 정보를 대기업 임원 A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건넸고 이 정보가 정 대표에게 전해졌다는 의혹을 샀다.
L검사는 A씨와 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의심받았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A씨가 정 대표에게 전해줬다는 L검사의 문자메시지는 A씨 자신이 지어낸 문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L검사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는데, 자신이 마치 L검사로부터 도박 사건 수사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처럼 속여 정 대표에게 건네줬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관계를 전혀 모르는 정 대표는 자신이 진짜 L검사로부터 수사 상황을 전해 들은 것으로 착각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A씨는 정 대표에게 정보의 신빙성을 설명하기 위해 L검사와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해당하는 날짜에 L검사는 연수를 위한 해외출국을 위해 공항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L검사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검찰은 L검사의 진술이 사실 관계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L검사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57·구속) 변호사와 브로커 이민희(56·구속)씨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현재 다른 기관에 파견 근무 중이다.
검찰은 A씨를 불러 이미 조사를 마쳤고, 조작한 문자메시지를 정 대표에게 보냈다는 자백을 이미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 관련 사건 처리과정에 있던 사람들을 상대로 계속 확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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