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탈북에 대한 뒤늦은 확인

입력 2016-05-24 16:12

정부가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의 추가 집단탈북 소식을 공식 확인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2~3명이며, 현재 태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이탈한 것은 사실”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함께 근무하다 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공안이 사실상 이를 묵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지난 4월 초 집단 탈북한 13명의 종업원 경유지로도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북한은 이달 초 탈북을 도운 태국 정부에 대한 일종의 보복조치로 고려항공의 평양~방콕간 노선을 중단시키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다만 “이들이 처한 현재 상황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외교부와 정보당국 역시 이들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함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달 종업원 13명의 집단탈북 당시 정부 태도와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정부는 이례적으로 이들의 입국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대북 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징후”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면서 북한에 남은 이들의 가족 신변이 노출됐다. 결국 이들이 “집단 탈북이 아닌 남측의 집단 유인 납치”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오히려 북한에 ‘인권 공격’의 빌미를 내줬다. 이들은 현재도 유엔 등 국제사회에 집단 탈북자들의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이후 해외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탈북 루트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달 초에는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 성 창바이(長白) 현에서 탈북자를 돕던 장백교회 한창렬 목사가 피살돼 중국 공안이 북한 소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결국 정부가 한 달 만에 다시 ‘공개 불가’로 유턴하면서 지난달 탈북 공개가 사실상 ‘총선용’이었음을 자인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번 집단탈북은 브로커를 통한 개별적인 탈출로 보인다. 정부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응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