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담뱃갑경고그림위원회(위원장 문창진)는 31일 오전 5차 회의를 열고 올해 12월부터 담뱃갑에 부착될 경고 그림 후보 시안 10개를 최종 확정했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으로 세계 80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도입이 확정돼 올해 12월 23일부터 시행된다.
위원회는 이미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 시행중인 나라들의 사례들(800여개)을 수집한 뒤 주제별 빈도율과 시선 점유율, 표현의 적정성, 이미지 유사성, 국내 여건 등을 종합 검토해 ‘흡연과 연관성이 높고 효과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폐암 등’ 10개 주제를 최종 선정했다.
10개 시안 중 5개 시안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 병변(질환) 관련 주제들이다. 나머지 5종은 간접흡연, 조기 사망, 피부 노화, 임산부 흡연, 성기능 장애를 주제로 한 것들이다.
10개 시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폐암 수술 장면’과 함께 ‘폐암에 걸릴 확률 26배 상승,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경고 문구가 눈에 띈다.
‘후두암 환자’의 사진은 암으로 목 부위에 구멍이 뚫린 장면이다. ‘후두암에 걸릴 확률 14배 상승,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붙었다. ‘구강암 환자의 사진’은 입에 암 덩어리가 불쑥 튀어 나와 있어 섬뜩하게 보인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관상동맥우회 수술 장면’, ‘뇌졸중 환자의 후유증 표현 사진’ 등도 눈길을 끈다.
또 어린이의 얼굴로 담배연기가 날리는 장면은 ‘간접 흡연으로 인한 어린이의 건강 피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임신부의 흡연으로 담배 연기가 태아 얼굴을 뒤덮는 사진도 충격적이다. 흡연으로 인한 남성 발기 부전(성기능 장애)을 구부러진 담배 꽁초로 표현한 시안과 흡연으로 피부 노화를 표현하고 흡연으로 인한 아버지의 조기 사망을 ‘타들어가는 담배로 표현’한 시안 등도 관심을 끌었다.
복지부는 6월 23일까지 10개 이하의 경고 그림을 최종 결정해 고시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고그림의 구체적 표기 방법 등을 규정하는 시행령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날 공개된 경고 그림을 바탕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고시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전자담배, 물담배, 씹는 담배, 머금는 담배 등 이른바 신종담배에 부착될 경고그림에 대해서도 10가지 그림을 중심으로 전문가 추가 자문을 거쳐 복지부가 고시에서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