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24일 제주도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 비전을 발표했다. 그의 경제성장 담론인 ‘공정성장’을 이끌어갈 구체적인 동력으로 과학기술을 제시한 것이다. 전날 비례대표 1, 2번을 과학계 인사로 배치한 안 대표는 이틀 연속 관련 행보를 이어가며 공천 내홍으로 발생한 부정적인 여론을 수습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제주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 미래선언’을 발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학기술 혁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세계경제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와 충격을 꿈과 희망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정치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거대 양당체제의 낡은 시스템으로 우리는 결코 미래를 준비할 수도 개척할 수도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안 대표는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 번째로 ‘미래일자리위원회’ 설립이다. 그는 “교육, 산업자원, 노동 등 각 분야를 포괄하는 미래위에서 앞으로 10년간 매년, 1년 예산의 1% 정도인 약 4조원 정도를 미래를 위해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새로운 산업에 투자할 것을 합의하자”고 했다.
그는 두 번째로 “어떤 미래가 와도 적응할 수 있도록 국민을 교육시켜야 한다”며 “초ㆍ중ㆍ고ㆍ대학 교육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중장년층을 재교육하는데 국가가 투자할 것을 합의하자”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공천 갈등으로 불거진 부정 여론을 수습하고 양당과 차별화되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전날 4·13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며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등 과학기술계 인사를 1, 2번에 배치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비례 1,2번을 과학기술계의 존경받는 인물로 선출한 것은 낡은 과거를 넘어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과학기술 혁명은 우리가 제시하는 총선 의제 중 하나”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오세정 교수는 “세계적으로 큰 변환기에 있는데, 한국의 대응이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하고 또 열심히 하지도 않는 것 같다”며 “제주에서 안 대표께서 잘 말했고 우리나라가 잘 살고 민족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변화에 빨리 대응하고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에서는 ‘유승민 사태’로 촉발된 새누리당 비판 여론에 편승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유 의원의 탈당은 영남에서 낡은 수구보수 정치를 혁파하는 선거혁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영호남에서 낡은 양당 기득권 정치 혁파를 위한 새로운 정치혁명이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누리당 (공천)은 유승민 파동을 하이라이트로 결국 박근혜 대통령 추천 인사들이 대거 공천장을 거머쥐는 것으로 끝났다”며 “친박 친노의 패권정치를 척결하는 것이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안철수 '제주 미래 선언' 발표, "미래 먹거리 확보 위해 '제2의 과학혁명' 필요"
입력 2016-03-24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