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업은 사회에서 필요한 산업 수요와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의 전공이 불일치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다. 대학이 산업 수요에 맞춰 학과 전공을 개편하면서 일자리 수요가 적은 전공의 정원을 수요가 많은 전공으로 이동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명대는 비교적 취업인원이 적은 연극학과, 영화학과, 문화예술경영학과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취업률이 안정적인 공대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관계자는 공대를 신설하기 위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공대가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는 설명하지 못한 채 "취업이 잘되는 학과 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프라임사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교육부는 프라임사업이 단순히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 위한 사업이 아니며, 대학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방향의 사업이지만, 일부 대학들이 무작정 공학쪽으로만 정원 늘리기에 힘을 쏟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실제 프라임사업 참여를 위해 중앙대는 예술대의 정원을 줄이고, 공대의 정원을 늘리면서 학교의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죽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상명대 천안캠퍼스의 경우 지난 20년간 ‘예술대 & 디자인대 특성화 캠퍼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학생들을 모집했다. 다양한 예술학과와 디자인학과가 존재하고 있지만 취업률의 문제로 "프라임사업의 선정 여부와 상관 없이 예술대학과 디자인학과, 어문대 계열의 통폐합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상명대는 1995년 신설 이래 연극학과와 영화학과는 연극과 영화의 매체가 다른 점을 강조하며 "교육의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을 모집했다. 각 과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취업률을 산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극학과의 특성상 타 과에 비해 높은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수업의 자율성과 다양성의 선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선후배의 인프라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과이지만 그 관계 역시 맺기가 힘들어지게 돼 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할 당시 ‘문화융성’이라는 국정 기조를 정하며, 다양한 문화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역대 정부 사상 처음으로 ‘문화’를 국정 기조로 정한 바 그 의미가 굉장히 크다. 하지만 국정 기조와는 별개로 문화인력의 핵심이 돼야 되는 청년들의 꿈의 터전이 되는 학과를 대학의 높은 경영평가와 높은 취업률을 위해 없애고 있는 것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