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소년들은 앵벌이와 갈취, 절도와 성매매 등으로 생존합니다. 알바를 하기도 하지만 주거가 불안정한 탓에 지속하진 못합니다. 아이들을 알바로 고용한 어떤 어른은 최저임금마저 떼어 먹습니다.
부천역 거리 소년들은 매주 목요일 밤이면 무료 심야식당 ‘청개구리 밥차’를 찾아옵니다. 이곳에서 고민 상담도 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도움도 받습니다. 2011년 문을 연 천막식당은 부천 북부역 먹자골목 ‘상상마당’ 귀퉁이에 있습니다
천막식당 운영자인 이정아(49)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대표는 부천토박이입니다. 그의 유년은 불우했습니다. 불우함이 소명으로 변한 건 어머니를 따라 기도원에 다니던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나처럼 상처받은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서원했습니다. 그렇게 아팠던 이 대표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안아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가슴 속에 꽁꽁 숨겼던 끔찍한 사연들을 꺼냈습니다.
이 대표는 거리 소년들에게 대안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훔쳐 먹던 손으로 스스로 밥해 먹고 운영할 것을 제안하자 환영했습니다. 인간쓰레기? 양아치? 아닙니다. 속아주고 믿어주고 칭찬하면 놀랍게 변합니다. 거리에서 깨달은 믿음입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글=조호진(시인)
사진=임종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