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죽은 후 “잘 있지?” “밥 잘 먹어” 문자 주고받은 부부

입력 2016-03-13 11:34 수정 2016-03-13 11:54
1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원영(6)군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경찰이 발견해 옮기고 있다. 뉴시스

“원영이 잘 있지?”(친부 신씨)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계모 김씨)

신원영(7)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전날 범행을 자백한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를 상대로 13일 새벽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들 두 사람은 지난달 2일 원영 군이 사망한 후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신씨는 원영 군이 숨진 다음날 계모 김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는 문자를 보냈고, 김씨는 이에 대해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또 원영 군을 강원도 지인에게 보냈다는 김씨의 거짓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부러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눠 이 내용이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차 안에서 나눈 대화는 “원영이 잘 있겠지? 오줌 안 싸는지 모르겠다. 이사 가면 데리고 잘 살자”는 내용이었다.

신씨는 지난 4일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간다”며 휴가를 내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신씨는 실제 원영 군을 찾는 것처럼 김씨와 문자 메시지로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날 오전엔 원영 군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원영 군의 장례는 친모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치러졌다.

경찰은 14일 평택 자택과 야산 등에서 현장검증을 벌인 후 김씨 등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은 구속 만료 시한인 오는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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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