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의 절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맞습니까”

입력 2016-02-11 10:18
사진=김지훈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박근혜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선언으로 당장 철수를 통보받은 당사자인 개성공단 기업협의회는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줘야 되는데”라며 이렇게 물었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습니까?”

“우리가 현행범으로 죄짓고 체포된 것도 아니고, 이게 뭐 국가에서 손해를 대신 다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개성공단 기업협의회는 또 “국내에는 맹목적인 보수 쪽 사람이 많으니까 그 사람들의 표심을 생각해서 그런 비합리적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고 했다. 위안부 협상 전격타결 때와 마찬가지로 당사자 사전 설득에 영 소질이 없는 박근혜정부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정기섭 회장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밤새 잠을 못잤다”라며 “아침이라는게 실감이 안납니다”라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미리 가동중단 사실 언질을 받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오후 2시에 얘기 듣기까지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차근차근 철수가 아닌 급작스런 폐쇄에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자본주의 국가를 지키기위해 내전으로 피를 뿌린 한반도 역사를 떠올리는 듯 그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원부자재니, 설비니, 이런 것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중단을 하더라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안하고, 한 달 후든, 두 달 후든 앞으로는 개성공단 운영을 않겠다고 하면 잘못되나요?”라고 반문했다. 안타깝고도 합리적인 질문이다.

정 회장은 박근혜정부의 급작스런 폐쇄 결정의 배경으로 4월 총선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국내정치에 종속돼서야 사업 못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재차 “총선 앞두고 표심잡기 위해서 급작스럽게 서둘러서 하는 게 아닌가하는 말씀이냐”고 묻자 “그런 의구심도 듭니다”라고 답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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