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黃총리가 총리-부총리 협의회 이끈다?” 경기고 내각 트로이카 서열 역전

입력 2016-01-28 16:45

내각을 이끄는 트로이카가 한 자리에 모였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가 28일 서울청사에서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한 것이다.

유일호·이준식 부총리가 지난 1월13일 취임한 이후 '총리-부총리 협의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리-부총리 협의회는 2014년 말 정홍원 전 총리 시절 시작됐고, 황 총리 취임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

특히 회의 참석자인 황 총리와 유·이 부총리가 모두 경기고 출신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황 총리는 경기고 72회,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70회,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68회다. '막내'가 협의회를 이끄는 '서열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동문 모임'이기도 했던 이날 회의는 매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리는 내각 서열이 낮은 '선배들'에게 부총리님이란 존칭을 쓰며 존중했고, 두 부총리 역시 내각 서열이 높은 '총리 후배님'을 깍듯하게 모셨다.

회의는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개인적인 이야기보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노동개혁 등 업무 이야기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총리와 두 부총리는 앞으로 자주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팀워크'를 다지기로 했다.

이날 황 총리와 두 부총리가 처음 회의를 하면서 내각 트로이카 협의체가 본격 가동됐다.

다만 과거에 비해 향후 내각 운영은 황 총리가 보다 주도적으로 이끄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내각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여당 원내대표·대표를 지낸 실세 정치인라는 점 때문에 사실상 '3각 체제'로 운영됐지만, 신임 부총리 두 명은 '관리자형'에 가까워 황 총리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때문이다.

황 총리는 최근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의 영역을 넘나들며 헌법 86조에 규정된 것처럼 '행정 각 부를 통할'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정의 전면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비리 발생 요인 차단을 핵심으로 하는 '부패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새해들어 경제현장 방문도 부쩍 잦아졌고,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자 이에 대한 메시지도 계속 발신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